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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름돈 초과지급
 
UWNEWS 기사입력  2019/05/10 [11:57]
▲ 이상민/이상민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UWNEWS

Q) 요즘은 현금을 쓸 일이 잘 없습니다. 대부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거래하고, 또 투명한 세상을 위해 그러한 거래가 장려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직 현금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요. 현금을 주고 현금을 거슬러 받는 것은 기본적인 거래행위의 하나입니다. 요즘이야 포스기를 통해 계산하므로 거스름돈에 착오가 있다는 것은 거짓말 같지만,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내가 받아야 할 거스름돈을 초과해서 받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만약 과분의 거스름돈을 주는 것을 알면서도 수령한 경우, 운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것 역시 또 다른 죄가 될까요.

 

A)사실 위와 같은 문제는 단순히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보다, 부동산 매매계약을 하면서 간도 크게 현금으로 주고 받는 경우에 더 문제가 됐습니다. 예컨대 매매를 하면서 매수인이 잔금으로 7천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는데, 착오로 5천만원권 자기앞수표 1장과, 1천만원권 자기앞수표 3장을 지불하였고, 매도인은 실제 자신이 지급받아야 할 잔금보다 초과 지급되고 있음을 알면서 이를 그저 수령하고, 후에 돌려 주지 않은 사건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과연 사기죄 또는 횡령죄로 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과분의 거스름돈을 주는 것을 알면서도 수령한 경우, 거래의 신의칙상 고지의무라는 것이 있으므로 수령한 자에게는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견해와, 거스름돈을 받는 자에게 거스름돈을 일일이 확인하여 고지해야 할 의무는 없으므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유사 사건에서 대법원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판례는 "만약 매도인이 사실대로 고지하였다면 매수인이 그와 같이 초과하여 교부하지 않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매도인이 매매잔금을 교부받지 전 또는 교부받던 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에게 사실대로 고지해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지므로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그 돈을 그대로 수령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고", "매도인이 그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하고 모든 거래를 마친 후에야 알게 되었다면, 교부하는 돈을 그대로 받은 행위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알면서도 받았다면 사기죄, 몰랐다면 일단 사기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몰랐으나 나중에 알게 되고서도 반환하지 않는 것은 점유이탈물횡령죄를 구성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사회에 신뢰 문제가 많이 대두됩니다. 사람을 아예 믿지 못하겠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오늘 본 사례는 단순한 거스름돈의 문제이지만, 대법원이 그 내면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신뢰가 아니었을까요. 믿음이 믿음을 낳는 거위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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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10 [11:57]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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