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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의 ‘클래식 음악’ 산책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속 “호프만 이야기” - 자크 오펜바흐
(Les Contes d'Hoffmann - Jacques Offenbach)
기사입력: 2018/11/13 [10:1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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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영/음악칼럼니스트     ©UWNEWS

독일 성(成)을 가진 오펜바흐 (Offenbach, 1819-1880)는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지만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였다. 그는 프랑스 희극 오페라 “오페라 부프(opéra bouffe)”의 창설자로 많은 오페레타를 썼고 단 하나의 오페라를 남겼는데, 그 곡이 바로 “호프만의 이야기”이다. 이 오페라의 3막에 나오는 음악 “뱃노래”가 바로 오늘 소개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쓰였다. 

 

 1999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처럼 아름답고 또 역설적으로 슬프기도 한 영화이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유태인 수용시설과 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과 가족애를 담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한 남자의 인간적이고 유머 가득한 삶과 사랑을 보고 있으면 절로 행복해지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외부적인 상황들은 그래서 더 비극적으로 비춰진다. 

 

 

 이 영화에서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뱃노래”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쓰인다. 영화 속에서 두 남녀 주인공은 이 곡을 오페라 극장에서 함께 듣는다. 이 당시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에게 열렬히 구애를 하고 있던 때로 “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이여.” 라는 노래가사처럼 모든 것이 달콤하기만 하다. 

 

 이렇게 추억이 담긴 이 사랑의 노래는 이후 유태인 수용시설에서 한 번 더 울려 퍼지게 된다. 독일 장교들의 파티 시중을 들던 중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아내를 위해 이 음악을 튼 것이다.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일까. 한밤중, 다른 수용시설에 있던 그의 아내는 이 음악을 듣게 된다. 그리고 남편이 보내준 음악인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사랑의 오작교의 역할을 하는 이 음악은 가사처럼 “부드러운 산들바람이여! 애무하는 듯 한 그대 숨결을 우리에게 보내 주오. 그리고 키스해 주오.” 라고 노래하는데, 그들을 가르게 한 전쟁과 인종청소라는 비인간적인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암담하고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이 음악은 더 애잔하게 울려 퍼진다.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3막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1막, 2막, 3막에는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대본은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 E. T. A. Hoffmann (호프만)의 소설 “고문관 크레스펠”과 “잠의 요정”등을 토대로 하였다. 3막의 배경은 이탈리아 베니스로, 바람기가 많은 줄리에타 라는 여자에 빠진 호프만이 그녀의 정부를 살인하고, 결국 그녀에게도 배신을 당한다는 이야기이다. 배신과 살인은 영화 속에서 전쟁과 살인이라는 소재로 상징화 되어 나타났는지도 모른다. 

 

 1막에 나오는 아리아 “정원의 새들, 하늘의 별들이 모두 나에게 사랑을 얘기 하네” 또한 많이 알려진 곡이다. 호프만은 인형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 인형이 부르는 아리아는 인형이 부르는 듯 한 안무와 목소리, 발레동작들이 나와 재미를 주는 인상적인 곡이다.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해야 부를 수 있는 어려운 곡으로 실력 있는 소프라노들의 공연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오펜바흐는 100여곡이 넘는 오페레타를 작곡 하였고 특히 유명해진 곡은, “지옥의 오르페우스”, “호프만의 이야기”, 첼로 곡 “자클린의 눈물” 등이 있다. “지옥의 오르페우스”에서는 피날레에 캉캉 춤이 나오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와 안무들도 나오니 들어보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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